<치열은 연고로 완치되지 않습니다!!>

치열증상이 있어서 병원에 가면 대개 치질연고를 처방해 줍니다. 그러나 치질연고는 만성치열을 근본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사용하는 연고는 아닙니다. 다만 치열에서 생겨 있는 상처가 잘 나을 수 있도록 도와주기는 합니다.
 
상처가 잘 나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데 왜 치열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는 연고가 아니냐고요? 물론 항문이 좁아져 있지 않은 상태에서 발생하는 급성치열은 치질연고만으로도 완치를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항문이 이미 좁아져 있는 만성치열의 경우엔 상처가 나았다고 해도 변의 상태에 따라 언제든지 다시 항문이 찢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윤활작용을 해줌으로써 변이 나올 때 상처를 보호해 잘 낫게 해주는 치질연고는 임시 효과를 보기 위해 사용하는 연고라고 봐야 합니다.
 
간혹 렉토제식이라는 연고를 처방받아 바르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렉토제식연고의 주성분은 Nitrous Oxide(NO) 즉 아산화질소인데, 이 성분의 약은 협심증에서 사용하는 약입니다. NO는 혈관벽의 근육인 평활근(smooth muscle)을 이완시켜주는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서 심장관상동맥을 확장시켜 혈액순환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협심증을 치료해 줍니다.
 
그런데 협심증과 치열이 무슨 상관이 있어 같은 성분의 연고를 치열에 사용하느냐고요? 그 답은 항문의 내괄약근이 바로 혈관벽 근육과 같은 종류인 평활근이라는데 있습니다. 즉 NO 연고를 바르면 심장혈관 뿐 아니라 항문내괄약근도 이완을 하기 때문에, 치열로 인한 통증을 완화시키고, 상처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상처가 잘 낫게 해줄 것을 기대하는 것입니다.
 
이런 렉토제식 연고의 효과는 급성치열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급성치열의 경우 내괄약근이 좁아져 있진 않기 때문에 기대대로 내괄약근이 이완함으로써 상처를 좀 더 잘 낫게 해주는 것이지요. 그러나 급성치열의 경우엔 꼭 이 연고를 사용하지 않아도 여러 가지 다른 보존적 치료로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더구나 만성치열에서는 이미 내괄약근이 섬유화 되고 단축되어 있기 때문에 렉토제식연고의 효과가 매우 제한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항문을 이완시키는 효과가 기대에 훨씬 미치지 못합니다. 따라서 만성치열에서의 렉토제식연고는 거의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더구나 렉토제식연고의 가장 큰 단점은 심한 두통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이런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효과가 거의 없는 렉토제식연고를 만성치열에서 사용하는 것은 잘못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만성치열에서의 연고는, 그 성분이 무엇이 되었든, 근본적인 치료효과가 없습니다. 결국 남은 길은 변을 묽고 가늘게 만들어 가면서 근근히 지내시거나 항문을 조금 넓혀주는 내괄약근부분절단술을 통해 근본적인 치료를 하시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